주제별 이야기/여행기 2007/03/07 14:38

2월 25일의 이동경로 : 협제해수욕장→수월봉해안도로→오설록→소인국테마파크→탐라대학교→중문관광단지
좋은 숙소에서 첫날의 피로를 풀고 일어난 둘째날 아침. 베란다 쪽으로 쳐져있던 커텐을 열었다가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하고 말았다. 어두워서 볼 수 없었던 협제해수욕장의 아름다움이 아침햇빛을 반사해내며 그 모습을 드래낸 것이다. 최고의 제주여행이 되겠다는 기대감이 한껏 증폭되었다.

맑은 물, 협재 해수욕장. 잘보면 멀리 배도 보이고 물색깔이 투명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Course #1. 수월봉으로 가는 해안도로
주인 아주머니께 잘쉬었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해수욕장을 잠깐 구경한 뒤에 오전 11시에 둘째날의 일정을 시작했다. 첫번째 목표는 해안로가 너무도 좋다는 수월봉까지의 경치를 즐기는 일이었다. 수월봉은 제주도의 서쪽끝에 있다. 전날에는 경황이 없어서 사용하지 못했던 MP3플레이어가 생각났다. 귀에다 꽂았다. 효과는 즉시 나타난다.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500배는 더 즐거워진 기분이 드는게 아닌가. 이 기분이야 말로 글로써는 표현되지 않는 자유로움이다. 거대한 풍차가 줄줄이 늘어선 해안로에는 나밖에 없다. 양쪽 귀로 흘러들어오는 노래를, 발을 쿵쿵찍으며 목청껏 소리를 질러질러 따라부른들 뭐라고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때 느꼈던 자유의 청량함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달리는 중간에 어떤 부부를 만났는데, 혼자 사진찍고 놀고 있는 나를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학생 오토바이 타고 여행하는거야??"
"네"
"혼자서 이렇게 오토바이타고 여행하면 정말 재밌겠네."
"하하하, 끝내주네요."
"우리도 서울사람이었는데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여기서 아예 눌러살고 있어."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시던 코스들을 열심히 받아적고, 늘 건강하시라고 활짝 웃으며 인사드리고 다시 내 갈길을 나섰다. 정말로 끝내주는 해안로를 지나서, 계획에는 없던 o'sulloc(오설록)을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해안로에서 한라산이 보이는 내부도로로 방향을 바꾸었다.
아래 사진은 출발해서 오설록에 도착하기까지 지나가면서 찍어댔던 혼자놀기 사진의 결정판들.


구름봐봐!! 마치 합성같지않아요??!!

도로표지판과 어렴풋이 나온 오토바이, 꼬부라진 길, 자유로운 모델의 표정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진

집이 너무 이뻐서 그만..

환상 풍차님하들.
Course #2. 오설록
환상적이기도 했지만 추워서 너무 고생을 했던 해안로를 지나서 작은 마을에 들어가서 자장면으로 점심허기를 채우고 다시 열심히 달려 오설록에 도착했다. 넓게 펼쳐진 차밭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벽돌집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이곳은 혼자 오기보다는 연인이나, 여럿이와야 재미가 증폭될만한 곳인듯했다. 입장료가 무료인대신 설록차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팔고 있었다. 당연히 필요없으므로 하나도 안샀다. 건물 밖에 너무나도 예쁘게 꾸며진 정원에서만 놀다가도 충분한 곳인듯 싶다.

오설록 정문.

전망대에서. 헬멧에 눌린 머리 원츄.

뒤로 넓게 펼쳐진 차밭
Course #3. 소인국 테마파크
이틀째의 최종목적지로 가는 길에 있던 곳이라 잠깐 들렀던 곳이다.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등의 미니어처를 전시해놓고 사진을 찍도록 만든 곳인것 같았는데 입장료 6000원이 아깝기도 했고, 제주여행과 이것들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어서 입장을 하지는 않았다. 그냥 테마파크의 넓은 주차장 구석에 있던 오두막같은 곳에 앉아서 잠시 쉬다가 왔다. 그래서 이곳에 대한 자세한 감상은 없다. 그래도 사진은 있다.


쉬는 컨셉. 하라는 입장은 안하고..

입장안해도 볼꺼리는 많다.

피사의사탑 도촬에 성공
그렇게 놀다보니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중문관광단지(제주도남부)는 아직 좀 남아있었다.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급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해서 지나가다가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도로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면 꼭 내려서 사진을 찍었고, 배경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반드시 내려서 구경하다가 다시 출발하고는 했다. 그냥 달리는 여행은 의미가 없지 않은가. 제주의 향내가 물씬 풍기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그냥 지나칠수는 없었다.

자유로운 영혼

날아라!!

탐라대학교에서 제주도를 바라보는 컨셉

또 날고있다. 매트릭스?
그렇게 주변경치를 구경하며 달리다보니 목표지점인 중문관광단지에 도착했을 때 6시가 넘어있었다. 소개받아서 미리 연락해두었던 숙소에 짐을 풀었다. 2만5천원에 빌린 두번째날의 숙소는 전날에 비해 다섯배는 좋은듯했다. 나무재질로 된 내부에 취사까지 가능한 구조였다. 하루의 피로가 그때쯤되니 밀려오기 시작했다.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서 좀 쉬고나니 그제서야 좀 살만해지더라.

끝내주는 콘도. 2만오천냥.
오늘 하루를 여행하면서 느낀점은 여행과 인생은 닮아있다는 것이다.
내 손에 들려있는 지도는 가이드라인이다. 지도위에 실제 도로가 나와있지는 않다. 나는 그 개략적이고 적절히 생략된 지도를 들고 현실에서의 길위를 걸어야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움직여야한다. 만약에 지도에도 생략되어있고 적절한 이정표마저도 지금 보이지 않는다면, 오직 내 믿음과 느낌으로 달려가야한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세상에는 좋은 선배와 좋은 책들이 정말로 많다. 그것들이 내 인생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수 있다. 하지만 내 인생은 결국 내가 만들어가야하는 것이다. 그것은 순전한 내 노력의 몫이다. 그래서 인생은 적절히 외롭기도하다.
내가 추구하는 목적지까지 자신을 믿고 열심히 달려가는 것, 그것이 여행이고 인생이다.
셋째날의 목표지점을 정하고, 길에서 서리해왔던 한라봉을 까먹으며 편히 쉬다가 이틀째를 마감한다. 몸이 점점 피곤해지는 것이 내일도 고된 하루가 될듯싶다. 그렇지만 내일은 또 어떤 제주의 경치가 날 감동시켜 줄지 기대가 된다. 더 긴 생각할 여유도 없이 즉시 잠에 들어버렸다.

서리한 한라봉까먹고 좋아하는 나.

죽이는 속살.

셀프타이머 카메라와 여러역할 수행중인 헬멧,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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