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웃기까지 1리터의 눈물이 필요했습니다."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펄쩍 뛰고있는 멋진 표지를 가진 책.
어딘 가로 향해 힘차게 뛰어가는 소녀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아도, 마음 깊은 곳으로 우러나오는 자유로움으로 인해 활짝 웃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저 하늘나라에서 표지의 소녀처럼 어디론가 힘차게 뛰고 있을 소녀 아야를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본다.
집에서 시간날 때 보던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을 감동스럽게 보고 있던 요즘인데,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하게 질러버렸다. 드라마가 아야와 그의 가족들과 이야기에 중심이 맞추어져있다면, 책은 아야가 투병하면서 썼던 일기의 모음집 성격이다. 실제로 그녀의 어머니가 아야의 글을 모아 출판한 책이다.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처음듣는 희귀병에 걸려 16세 어린나이에 투병을 시작하게 된 아야가 그녀의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적어놓고 있다. 아파서 힘들다, 울어버렸다, 장애인이라 힘들다. 병마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그녀가 솔직해 질 수 있는 일기장 앞에서 적을 수 있는 내용은 이런것들이었다. 그러면서도 글의 중간중간 더 열심히 살고 재활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며 다짐을 하기도 하고, 하늘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는 등의 삶에 대해 희망을 놓지 않는 부분들도 보여준다.
더불어 아야의 엄마가 보여주는 강인한 사랑에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아야가 '엄마,이젠 걸을 수가 없어요.뭘 잡아도 설 수가 없게 되었어요'라는 쪽지를 전달하고 기어가는데, 아야의 뒤에서 펑펑 울어버렸다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찡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복잡한 지하철안에서 책 읽던 날보고 옆에 있던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봤을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글을 읽으면서 많이 팔리고 유명한 책이라고 하니, 그런 류의 책에 맞게 후반부에는 아야가 힘든 과정에서도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고, 읽는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전해주는 식으로 전개될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이 끝나는 내내 주된 내용은 힘들고 아프고 병은 점점 나빠진다의 내용뿐이었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뭐야, 특별한 것도 없네'였다. 그러다가 내가 아야의 상황이었다면 삶에 대해 이런 태도를 취할 수 있었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나를 그녀의 삶에 대입해보고, 나라면 이렇게 매일 일기를 쓰고, 목각인형을 만들고, 재활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온 힘을 다해 이야기 할 수 있었을까.. 그러자 그녀의 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병과 싸우기 위해 제목 그대로 1리터의 눈물을 흘렸겠지만 그 한편으로 희망을 놓지 않는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다른 사람이 느끼는 고통이 아무리 크다해도 내 고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이는게 사람의 마음인데, 아야의 글 앞에서는 내가 어떤 상황에 있던지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자신의 일기를 읽는 다고 부끄러워하며 저 하늘에서 자유롭게 뛰고 있을 아야를 생각하며, 바쁘게 오고가고 지치는 하루지만 열심히 힘을 내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손을 쓸 수 없어 일기를 쓰지 못하기 전에 쓴 마지막 그녀의 글은 '감사합니다'였다.
↓ 책에서
난 행복해지고 싶다. 보통사람과 대등하게 승부할 수 있는 일을 익혀두지 않으면 안돼! 넌 아직 열여섯 살. 젊으니까 분발해라! - 67
지금까지 당연한 일을 하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화장실에 가기 전에 옷을 더럽혀서 갈아입기만 했다. 오줌이 마렵고 난 다음에 행동을 개시했으니 제때에 소변을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를 알았으므로 시간을 정해 화장실에 가기로 했다. 그렇게 했더니 한 번도 실수하지 않게 되었다.
기뻐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것만은 남에게 말할 수 없어서 혼자 기뻐하고 있다. - 210
"오랜만에 일본요리 풀코스를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살아 있으니 역시 좋은 일이 많잖아."라고 엄마가 말했다.
"응, 정말이네."라고 나는 대답했다. -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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