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일기장 2010/01/05 00:31
눈이 왔다. 이렇게 많이 오는 눈은 처음 봤다.
내가 처음 봤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처음 봤겠지.
회사 옥상에선 눈사람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표정 간지

옆에서 한작품 거드는 강재봉씨

강재봉의 애완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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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에 새해를 맞아 진급한 사람들이 지금 가면 지하철에 사람들 미어터진다며 술먹고 가자고해서 저녁도 안먹고는 곧장 사케를 마시러 달려갔다. 확실히 나는 사케는 못먹겠어. 대체 무슨 맛이야. ㅡ_ㅡ

이름이 뭐였더라. 시원한 사케?ㅋㅋ

강재봉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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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보자고 으쌰으쌰한지 몇시간 지났다고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버린것만 같은 하루를 보냈다.
어제 두근두근하면서 잠들게 만들었던 나의 야심작 "Mega Throw Football"은 역시나 좋은 반응을 못얻고 우리들의 취미활동 작품 정도로 역사에 묻힐듯한 분위기다. 스코어 서버에 간간히 올라오는 사람들의 데이터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한번 올라온 스코어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서 다시 올라오지 않았다. 이 상황은 한 번 해보고나서는 이거머야~ 하고 그냥 꺼버렸다는걸 반증하는거지.
한해의 첫 날이라 시무식을 했다. 시무식하는 내내 게임의 반응을 살펴봤으나 그 어떤 언급도 없는 무관심의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기대가 정말 커서 그랬는지 충격이 많이 컸다. 지난 일년에 모든걸 마다하고 집중했던 일인데 이렇게 되고보니 힘이 너무 빠져.
그리고 시무식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은 올해도 겉절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구나였다. 이런 저런 활동으로 주목받고 인정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당연히 올 한해 정말 수고했노라고 진심으로 박수쳐줄 정도의 여유는 있지만, 내 자신에게 너무 실망스러웠다. 본업인 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중간은 가고있는건지도 가늠할 수 없는 나의 위치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어떤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지나온 시간들과 지금의 내 위치를 냉정히 따져보자니 부끄러웠다. 정말로 열심히 하기는 했는지..
그리고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졸업이라는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다. 학점이 무슨 지들 무기라고 그렇게 꼰대같이 꼬장거리는 교수형들 비위맞춰가며 D만이라도 주세요라고 벌벌 기어다니고 있는 요즘이다. 오늘도 시무식 끝나고서는 최후통첩이니 뭐니 해가며 압박하는 교수횽아의 요구에 맞춰줘야했다. 안그래도 기분 나빠 죽겠는데 이노무 시키가...
사실 8학기를 다녔으나 졸업은 힘든 이 시점에서 자퇴하려고 오늘까지 맘먹고 있었다. 자퇴 후 재입학이라는 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그게 오늘 또 바뀌게 되더라. 바로 진급 사건이었지. 나의 동기들은 모두 대리, 주임이니하는 수식어들을 하나씩 달았는데 나는 제외됐다. 대학 졸업자만 진급시켜 주는 거더군. 흠 ㅋ
진급을 못해서 억울합니다라는 생각은 1픽셀도 없다. 정말로 없다. 그딴거 필요없다. 돈이나 많이 줘. 진심이야. 하지만 내가 느낀 위기의식은 이 작은 회사 안에서도 대졸과 고졸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라는것을 이제야 느낀 것이다. 그냥 하고싶은 일을 찾았으니까 이제 열심히 살면 되겠다같은 생각은 순진한 것이었더군.
일단 학교에 전화해서 진짜 졸업 안시켜줄꺼냐고 딱 한번만 더 물어보고 결정해야겠다. 선택 후의 책임은 내 몫이니까.
내 인생 무엇하나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고 수습도 못하는 내 자신이 어찌나 한심한지 한동안은 자괴감과 의욕상실에 빠져 긴 슬럼프에 빠질것만 같다. 그리고 이제와서 깨달았다. 내가 죽어라 열심히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새해 출근 첫날에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절실히 깨달았다.
이렇게 한 순간에 자신감도 다 잃고 어쩔줄을 몰라서 허덕대는 느낌은 오늘 본 눈 쌓인 광경만큼이나 처음이다.
아홉수 무서운 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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